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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센터, 기후위기 적응 위한 국내외 과제 논의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26 기후적응 컨퍼런스’가 개최되고 있다. / 기후변화센터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병민 기자] 10일, (재)기후변화센터(이사장 최재철)는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국립생태원(원장 이창석), (사)한국기후변화학회(회장 송영일), 환경일보(편집대표이사 김익수)와 공동으로 ‘2026 기후위기 적응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기후위기 적응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책, 과학, 실행의 통합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기후 대응의 무게중심이 적응과 회복탄력성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적응성과를 측정·관리하는 국제 동향과 한국의 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회사에서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기후변화는 단순한 방재 대책이나 시설 투자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생태계의 회복력과 서비스 기능을 활용하는 자연기반해법(NbS)이 지속가능한 적응 전략임을 강조했다. 또한, 탄소흡수원 확보와 지속가능한 토지 이용을 통한 회복력 있는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생태복원을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사회기반시설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재철 (재)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1990년대부터 참여해 온 UN 기후변화협약 협상 과정을 돌아보며, 적응 의제가 감축과 함께 국제 기후정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온 흐름을 소개했다. 또한 ‘손실과 피해(파리협정 제8조)’ 의제가 최근 국제사법재판소(ICJ) 권고적 의견과 UN 총회 결의 등 국제적 논의로 확장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센터는 감축과 적응이 균형 있게 확산되고 실질적인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업 플랫폼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송영일 (사)한국기후변화학회장은 “적응 정책 역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이행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근 글로벌 적응목표(GGA)와 벨렝 적응지표(Belem Indicators) 등 정량적 평가 체계가 도입되면서 적응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응은 단순한 재난 대응을 넘어 우리의 삶과 사회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먼저 제기된 화두는 ‘적응도 측정하고 관리하는 시대’의 도래였다. 글로벌 적응목표(GGA), 벨렝 적응지표(Belem Indicators), 녹색기후기금(GCF)의 성과관리 체계를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기후적응을 평가 가능한 정책 영역으로 전환하고 있는 흐름이 소개됐다.
신지영 한국환경연구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기후적응정책실장은 정량적 목표와 지표 설정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스왈도 페레즈 망가스(Oswaldo Perez Mangas) 녹색기후기금(GCF) 데이터관리 담당관은 국제사회와 금융기관, 이행기관 간 적응 추적 체계의 정합성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GGA 이행을 위해 목적의 명확화와 기존 프레임워크 간 맵핑(mapping) 및 조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으로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강성룡 국립생태원 생태지표연구팀장은 도시자연지수와 한국형 자연기반해법(K-NbS) 평가체계 개발 과정, 지자체 시범사업 사례를 소개하며 해당 체계가 향후 정책 수립과 지방정부의 적응계획 수립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도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주목받은 화두는 ‘전환적 적응(Transformative Adaptation)’이었다. 박찬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한국이 복합재난에 노출된 지역인 만큼 기후적응이 미흡할 경우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인프라 확충 등 기존의 점진적 적응에서 나아가 토지 이용 변화와 사회적 합의를 수반하는 전환적 적응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은혜 한국법제연구원 기후변화법제팀장과 손민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적 정합성과 국내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며, 기후위험 기반 성과관리 체계 전환과 데이터·예산·성과평가를 연계한 지역 적응정책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토론자들은 적응정책의 다음 과제가 ‘계획 수립’이 아닌 ‘성과 관리와 실행력 확보’에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적응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체계 구축, 국가와 지방정부 간 역할 정립, 자연기반해법과 데이터 기반 정책의 제도화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기후변화센터는 그동안 지방정부와 학계, 정책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며 기후적응 정책의 방향과 실행 과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이번 컨퍼런스는 적응성과를 측정·관리하는 국제사회의 변화와 전환적 적응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정책·과학·실행의 연계를 통해 한국 적응정책의 새로운 과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용어 설명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자연 생태계를 보전·복원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하여 기후위기, 재해, 생물다양성 감소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통합적 접근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