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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3,4호기 계속운전 동시 승인...내년 상반기 재가동 추진
[에너지신문] 설계수명 만료로 가동을 멈췄던 고리원전 3,4호기가 계속운전 허가를 획득, 내년 상반기 재가동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두 원전의 합산 설비용량이 2050MW에 달하는 만큼 향후 전력공급 안정성과 원전 설비 활용 측면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7일 2026년 제17회 회의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이 신청한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허가안은 위원들의 안전성 관련 질의와 논의를 거쳐 찬성 5명, 반대 2명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고리 3호기는 2034년 9월 28일, 4호기는 2035년 8월 6일까지 운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다만 실제 재가동을 위해서는 설비 개선과 정기검사 등 후속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고리 3,4호기 전경(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고리 3,4호기는 각각 전기출력 1025MW 규모의 가압경수로형 원전으로 1985년 9월과 1986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설계수명 만료에 따라 3호기는 2024년 9월, 4호기는 2025년 8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한수원은 2022년 9월 계속운전을 위한 주기적 안전성평가보고서를 제출하고 2023년 11월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이후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약 4년에 걸친 안전성 심사와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의 사전검토를 거쳤다.
심사에서는 원전 구조물과 계통, 기기의 노후화 상태를 비롯해 설비 교체계획과 계속운전 기간 중 안전성 확보 여부 등이 중점적으로 검토됐다. 동일한 설계의 원전이지만 운전 및 정비 이력이 다른 점을 고려해 호기별 안전성 평가도 별도로 이뤄졌다.
원안위는 심사 결과 두 원전이 계속운전 기간 동안 필요한 안전 여유도를 확보할 수 있으며 관련 법령과 기술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서도 정상운전과 주요 사고에 따른 영향이 규제기준 이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은 내년 상반기 중 고리 3,4호기를 순차적으로 재가동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계속운전 기간에도 설비 개선과 안전관리를 지속해 발전소의 성능과 신뢰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전력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원전의 발전능력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두 원전이 정상적으로 재가동될 경우 대규모 신규 발전설비 건설 없이 기존 발전자산을 활용해 전력공급 능력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속운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날 원안위 심의에서도 사고 시나리오 평가 등에 대한 추가 검토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이를 이유로 일부 위원들은 허가에 반대했다. 향후 재가동 과정에서는 실제 설비 개선 이행 여부와 규제기관의 검증 결과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계속운전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탄소중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설비 개선과 정기검사 등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리 3,4호기의 안전한 재가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원호 원안위원장 역시 한수원의 설비 개선이 안전기준에 맞게 이행되는지 현장에서 철저히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리 3,4호기가 계속운전 허가를 득하면서 향후 관심은 실제 재가동 시점과 안전성 검증 과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의 계속운전이 잇따라 추진되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 및 후속 절차가 다른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 심사에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