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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전환, 최적 방안은 발전공기업 통합 뿐"
송고일 : 2026-04-21[에너지신문] 현재 5개로 분산된 화력발전 공기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국가 경제 효율성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최적의 방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영상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2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발전공기업 통합 정책토론회'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변화를 넘어 공공 거버넌스의 재설계를 요구한다"며 현재의 발전 5사 체제가 직면한 한계와 통합의 필요성을 실증 데이터와 설문 조사를 통해 제시했다.

▲5개 발전공기업 통합은 국내 전력산업의 효율성 및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다(사진은 AI가 제작한 이미지).■발전5사, '규모의 경제' 상실...통합 시 효율 대폭 향상
조 교수는 실증 분석 결과, 지난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이후 공공 발전 부문의 경제적 기여도가 약화됐으며, 현재 발전 5사 모두 '규모수익 체증'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분석에 따르면 비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정 운영 규모(발전량)은 기업당 약 100TWh 수준이나, 2024년 기준 발전 5사의 평균 발전량은 약 39.3TWh에 불과해 적정 규모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현재의 화력 발전량을 기준으로 할 때 적정 기업 수는 약 2개 수준이나, 석탄·LNG 발전량이 감소하는 미래 추세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1개사로 통합하는 것이 규모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노동자들 역시 통합에 대해 높은 지지를 보였다. 조 교수가 발전공기업 재직자 12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9.5%가 통합에 찬성했으며, 통합 방식으로는 '1개 단일사 통합'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73.5%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통합 발전공기업이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직접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1사 통합 찬성자의 90% 이상이 동의했다. 이는 화력발전 감축으로 인한 고용 불안을 통합 조직 내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재교육 및 전환 배치를 통해 해결하려는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조 교수는 발전공기업 통합이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인력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이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는 "통합은 공공성 회복, 규모의 경제 실현, 그리고 공정한 전환 비용 배분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국가적 거버넌스의 재설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단일회사 내 석탄·LNG·신재생 3개 부문 체계 구축 △통합 조직 내 인력 교류 시스템을 통한 고용 안정 보장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지원책 마련 △의사결정 과정에 노동자 참여 보장 등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단일 발전공기업 체계는 대규모 신재생 투자를 안정적으로 이행하고 에너지 전환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가장 일관된 정책 대안"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전문가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에너지전환,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엔 역부족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보완책을 제시했다. 이들은 현재의 분산된 발전 체계가 에너지 전환기에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신정우 경희대 교수는 "현재 발전 5사 체제는 과거 경쟁 도입이라는 목적하에 설계됐으나,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이라는 새로운 과제 앞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상실하고 있다"며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직 재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백철우 덕성여대 교수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인력 전환의 부담을 개별 회사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통합을 통해 재무적 교차 지원과 인력 재배치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공공 발전사의 역할론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위진 한국해상풍력 사장은 최근 민간사업자들의 해상풍력 사업 철수 사례를 언급하며 "수익성이나 대외 환경 변화에 민감한 민간에만 의존해서는 에너지전환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 발전공기업이 기술 및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신재생 사업의 최종 책임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헌석 공공재생에너지포럼 정책위원은 "민간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공공성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통합된 구조 안에서 화력 발전 수익을 재생에너지에 재투자하는 '내부 선순환 체계' 구축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노동계는 통합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의와 고용 보호를 강력히 요구했다. 남태섭 전력연맹 수석부위원장은 "현장 노동자들은 통합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강제적인 근무지 이전이나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가 크다"며 "고용 보장과 임금·복지 유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사결정 과정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을 촉구했다.
정부 측 토론자로 참여한 문양택 기후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발전공기업 통합 논의가 단순히 조직 효율화를 넘어 에너지전환 시대의 공적 역할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라는 점에 공감한다"며 "토론회에서 제기된 공공성, 효율성, 정의로운 전환의 가치를 정책 수립 과정에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좌장을 맡은 김창섭 가천대 교수는 "발전공기업 통합은 찬반의 문제를 넘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지속 가능한 전력 산업 생태계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토론을 마무리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