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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히트펌프, 지역 따라 ‘재생에너지’ 자격 갈린다
송고일 : 2026-04-28
히트펌프, 지역 따라 ‘재생에너지’ 자격 갈린다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 설비로 인정하기 위한 핵심 기준으로 '계절난방성능계수(SCOP)'를 제시하면서, 지역에 따라 적용되는 수치가 최대 0.66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월 24일 '공기열에너지 재생에너지 인정기준 및 보급사업 등에 관한 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5월 14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이번 규정안에는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으려는 히트펌프가 반드시 충족해야 할 세 가지 요건이 담겼다. 우선 기술 방식이 '공기-물(Air to Water)' 방식이어야 하며, 오존파괴지수(ODP) 0 및 지구온난화지수(GWP) 750 이하인 냉매를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마지막 관문인 SCOP 기준을 충족해야 비로소 재생에너지 설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소비전력의 몇 배 열을 내느냐… SCOP란
SCOP는 난방·온수 공급 기간 히트펌프가 생산한 열에너지를 소비한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SCOP 3.3이라면 전기 1kWh를 투입해 3.3kWh의 난방열을 생산한다는 의미로, 숫자가 클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 이번 규정안은 출수온도 55℃, 유럽연합(EU) 표준규격 EN 14825 기준으로 SCOP 3.3을 기준값으로 설정했다.
같은 제품도 지역 따라 합격·불합격 갈릴 수 있어
이 기준값에 지역별 보정계수를 곱한 값이 실제 인정 기준이 된다. 겨울이 혹독한 강원 내륙 등 중부1 지역은 보정계수 1.1이 적용돼 SCOP 3.63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서울·대전 등 중부2 지역은 1.0을 곱한 3.30, 부산·광주 등 남부는 0.95를 곱한 3.135, 제주도는 0.9를 곱한 2.97이 기준이 된다.
결국 동일한 히트펌프 제품이라도 설치 지역에 따라 재생에너지 설비로 인정받을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SCOP 3.0대 제품이라면 제주나 남부에서는 인정 기준을 넘지만, 강원 내륙이나 서울 등 중부 지역에서는 기준에 못 미쳐 보급사업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EU보다 높은 기준… 업계 일부 "다소 과하다" 지적도
한국의 기준은 이미 선진국 대비로도 엄격한 편이다. EU가 히트펌프 재생에너지 인정을 위해 적용하는 SCOP 기준인 2.875와 비교할 때, 한국의 지역별 적용값은 가장 낮은 제주(2.97)조차 EU 기준을 웃돈다. 추운 중부1 지역의 경우 EU보다 26% 이상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측정 방식은 글로벌 표준인 EN 14825를 동일하게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요구되는 효율 수치를 더 높게 설정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한국 시장을 글로벌 표준 이상의 고효율 제품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기준값 자체가 지나치게 높아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후부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기준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히트펌프 보조금 연결고리… 기준 통과 여부가 관건
이번 SCOP 기준의 중요성은 단순한 성능 등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규정안 제5조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재생에너지로 인정된 공기열 히트펌프의 보급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으며, 지원 대상 기준은 별도로 공고하도록 명시돼 있다. 즉 SCOP 기준 통과가 향후 정부 보급사업 보조금 수혜의 전제 조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별 차등 기준이 실제로 확정될 경우 소비자들은 거주 지역에 따라 지원 가능한 제품군 자체가 달라지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전국 단일 스펙이 아닌, 지역별 기준 충족 여부를 따져 마케팅과 제품 라인업을 재편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행정예고안에 의견이 있는 단체나 개인은 5월 14일까지 기후에너지환경부 열산업혁신과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상세한 내용은 이메일, 팩스, 또는 국민신문고 전자공청회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
[용어 설명]
SCOP (계절 난방 성능계수): 히트펌프가 난방 및 온수를 공급하는 전체 기간 동안 소비한 총 전력량 대비 생산한 총 열량의 비율
공기-물 (Air to Water) 방식: 대기 중의 열(공기)을 흡수하여 난방이나 온수에 쓰이는 '물'을 가열하는 방식
ODP (오존층 파괴 지수): 특정 물질이 오존층 파괴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상대적 지수
유럽연합(EU) 표준규격 EN 14825: 에어컨, 액체 냉각 패키지 및 히트펌프의 성능 측정을 규정한 국제 표준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