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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부담→민간 투자’...햇빛소득마을 ESS 구조 바뀐다
[에너지신문]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구조 개편에 나선다. 주민이 직접 부담해야 했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운영 비용을 민간 사업자가 맡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 주민 부담은 줄이고 전력망 안정성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햇빛소득마을 ESS 사업 개선 간담회’를 열고 사업 추진 방향과 현장 애로사항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한전과 전력거래소, 에너지공단 등 유관기관을 비롯해 통합발전소(VPP) 사업자와 관련 업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햇빛소득마을 사업은 주민 참여형 태양광 발전 모델이다. 지역 주민이 협동조합 형태로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인데, 전력계통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ESS를 함께 구축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왔다. 문제는 비용이다. 기존 구조에서는 마을 협동조합이 ESS 설치비 일부와 운영비를 직접 부담해야 해 초기 투자 부담이 컸다.

▲ 태양광 ESS(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특히 농어촌이나 도서 지역처럼 계통 여건이 열악한 곳에서는 사업 참여 의지가 있어도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다. ESS 운영 과정에서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지방정부와 주민 조직이 사업 초기부터 부담을 호소해 온 이유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사업 구조를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러 개 마을 사업을 묶어 공동 ESS를 구축하고, 설치·운영 주체도 주민 조직 대신 민간 VPP 사업자가 맡는 방식이다.
VPP는 태양광과 ESS 등 분산형 전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을 조절하고 전력망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최근 전력시장에서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 역시 단순한 주민지원 사업을 넘어 새로운 에너지 시장 기반을 만드는 계기로 이번 사업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실제 정부는 향후 민간 VPP 사업자가 ESS 설치비와 운영비를 부담하고, 대신 ESS 운영 수익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 부담 없이 사업 참여가 가능해지고, 사업자는 전력시장 참여를 통한 수익 모델을 확보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 개편이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반복돼 온 ‘계통 문제’를 일부 완화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송배전망 부족으로 발전 출력 제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ESS와 VPP를 연계하면 전력 수요와 공급을 보다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계통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다만 사업성이 실제로 확보될 수 있을지는 향후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ESS 설치 단가 절감과 부지 확보 지원, 전력시장 제도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민간 투자 확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장기적인 수익 예측이 가능하도록 전력시장 규칙과 보상 체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주민 부담은 줄이고 민간의 전문성은 살려 주민 수익 확대와 지역 전력망 안정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의 의견과 경험을 정책 설계에 적극 반영해 주민들이 사업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