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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 깃발, 태극기였으면
김원빈 기자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한화큐셀이 달에 태양전지를 보낸다.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 샘플이 NASA 지원 우주기술 실증 프로젝트(SSTEF-1)를 통해 달 탐사선 표면에 장착된다. 진공, 극심한 온도 변화, 우주방사선 등 가혹한 환경에서 성능 데이터를 확보하는 임무다. 한국 기업의 태양전지가 달에 붙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소식을 접하는 마음이 복잡하다.
2024년 기준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국산셀 점유율은 약 5%에 불과하다. 셀·모듈 생산 능력은 6GW에 달하지만 가동률은 절반 에도 못 미치고, 한때 국내 태양광 산업을 이끌던 기업 상당수는 이미 시장에서 철수했 다. 중국산 저가 셀에 본토를 내준 채, 한국 기업은 IRA라는 제도적 울타리가 쳐진 미국 땅에서 간신히 숨통을 틔우고 있다.
그래서 더 눈이 가는 건 탠덤 셀이다. 페로 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셀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기술이다. 한화 큐셀이 지상용 탠덤 모듈로 세계 최초 IEC 인증을 획득하고,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는 건 단순한 기술 개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아직 중국의 물량 공세가 완성되지 않았으며 효율의 싸움, 기술의 싸움이 다시 열려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태양광의 심장은 셀이다. 누가 더 얇게, 더효율 좋게, 더 싸게 만드느냐가 이 산업의 판도를 가른다. 탠덤 셀은 기존 우주용 태양전지 수준의 높은 효율을 구현하면서도 동일 출력 기준 무게를 줄일 수 있어 발사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우주와 지상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얘기다.
달 표면에서 한화큐셀의 탠덤 셀이 데이터를 쌓아갈 동안, 우주태양광은 조금 더 현실에 가까워졌다. 언젠가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의 표준이 세워지고 우주 너머에 도달하게 되는 날, 그 깃발이 태극기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