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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상풍력, 생태계와 함께 가야 더 멀리 간다" 정윤호 캠페이너

투데이에너지
2026-06-19
[인터뷰] "해상풍력, 생태계와 함께 가야 더 멀리 간다" 정윤호 캠페이너

정윤호 숲과나눔재단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 그는 해상풍력과 해양생태계의 공존을 위한 '오션 포지티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김원빈 기자

2026 여수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는 국내외 해상풍력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과 사업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기자재와 기술, 공급망 협력이 오가는 행사장 한편에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부스가 눈에 띄었다. "해상풍력은 환경 영향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해양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건 시민사회 단체였다. 해상풍력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 그리고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방향을 들어보기 위해 정윤호 숲과나눔재단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를 만났다. / 편집자 주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이번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에서 부스를 운영한 배경부터 소개해달라.

이번 부스는 숲과나눔재단 풀씨행동연구소와 오션에너지패스웨이가 함께 마련했다. 두 단체는 평소에도 해상풍력과 해양생태계의 공존을 주제로 공동 연구와 정책 제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해상풍력 특별법과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슈페이퍼를 발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산업계와 해상풍력이 해양생태계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누고 싶었다.

해상풍력과 환경은 종종 대립하는 관계로 인식된다.

과거 육상 태양광 보급 과정에서 '녹-녹 갈등'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자연환경 보전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해상풍력도 비슷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갈등을 방치하기보다 해상풍력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산업을 넘어 해양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하는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서 가장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해양공간계획, 전략환경평가, 거버넌스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해상풍력을 해양생태계 복원에까지 기여하는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행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사업 절차상 상당 부분이 진행된 이후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지는 구조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미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환경성을 충분히 검토하기보다 사업을 통과시키기 위한 절차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

또 정보 공개도 충분하지 않다. 환경영향평가 자료와 생태계 영향에 대한 데이터 접근성이 낮다 보니 지역사회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투명한 정보 공개의 문제는 입지정보망 등이 비공개되기로 함에 따라 해상풍력특별법 시행 이후로도 문제가 지속될 우려가 크다.

해상풍력이 앞으로 대규모로 확대될 산업이라면 이런 문제를 조기에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주요 선진국들의 교훈이다.

OCEaN 출범 당시 회원사 명단, 환경단체부터 해상풍력 시공사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존재한다. / OCEaN 제공

유럽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유럽은 우리보다 20~30년 먼저 해상풍력을 도입하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해상풍력이 해양생태계와 공존해야 산업도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경험을 축적했다.

대표적으로 해상풍력 개발사와 송전망 사업자,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력체 OCEaN을 통해 해상풍력이 단순히 환경 영향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해양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을 공유하고 있다.

OCEaN에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사인 오스테드(Ørsted)를 비롯해 지멘스가메사, 바텐폴(Vattenfall) 등 에너지 기업과 WWF,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 NABU, 와일드라이프 트러스트 등 주요 환경단체가 함께 활동한다.

여기에 독일·영국 등 유럽의 송전망 운영사와 풍력산업 협회까지 참여해 해상풍력 확대와 해양생태계 보전을 함께 달성하기 위한 공동 원칙과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단체에서 강조하는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 해상풍력'은 무엇인가.

'더 많은 자연'을 고려한 해상풍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해상풍력을 단순히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양생태계 회복과 생물다양성 증진에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산업을 설계하자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제안한 순차적 저감(Mitigation Hierarchy)이 중요하다. 개발 과정에서 영향을 먼저 회피하고, 불가피한 영향은 최소화하며, 이후 복원과 상쇄까지 단계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다.

이때에 가장 중요한 건 생태적으로 민감한 해역을 회피하는 것이 이는 좋은 입지 선정 전략을 의미한다. 또한, 좋은 입지 선정을 위해서는 과학적인 해양공간계획이 필요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전략환경평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사업단계별 순차적 저감 적용방안 / IUCN 제공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맞다. 좋은 정책이 있어도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사회적 역량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논의하는 거버넌스와 과학적이고 투명한 데이터 공개다.

대만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회의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관련 자료도 공유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해상풍력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도 보다 투명한 데이터 축적과 공개 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 TNFD(자연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등 글로벌 흐름도 산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충분히 그렇다고 본다. 기후 관련 공시인 TCFD처럼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인 TNFD도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자연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도 평가하고 공개하는 흐름이다.

해상풍력 역시 해양생태계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단순한 사회적 책임 차원을 넘어 기업 경쟁력과 투자 유치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정윤호 숲과나눔재단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가 해상풍력과 해양생태계의 공존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 김원빈 기자

마지막으로 국내 해상풍력 산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우리보다 먼저 해상풍력을 시작한 국가들은 해상풍력이 더 멀리,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함께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주민 수용성과 공급망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해양생태계 문제 역시 그만큼 중요한 과제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 해상풍력은 두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입지 계획과 해양공간계획, 전략환경평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투명한 데이터 공개가 함께 이뤄진다면 해상풍력은 해양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하면서 더욱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계도 이러한 변화를 부담으로 보기보다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갔으면 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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