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바이오가스법 시행 3년, 현장을 묻다 上 ]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와 현장의 간극

투데이에너지
2026-06-15
[바이오가스법 시행 3년, 현장을 묻다 上 ]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와 현장의 간극

[글 싣는 순서]

上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와 현장의 간극

下 바이오가스 활용시장과 정책의 엇박자

바이오가스, 법과 현장 사이의 간극 / AI 생성이미지

2023년 12월, 음식물쓰레기와 하수찌꺼기 같은 유기성폐자원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바이오가스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바이오가스 생산목표를 의무화했다. 음식물류폐기물을 처리하는 지자체는 공공의무생산자로서 2025년부터 최대 생산 가능량의 50%를 생산해야 하며, 이 비율은 2045년까지 80%로 확대된다. 민간의무생산자도 2026년 10%를 시작으로 2050년 80%까지 단계적으로 의무량이 늘어난다.

문제는 법과 현장 사이의 간극이다. 법적 생산 의무는 지자체가 부담하지만, 실제 음식물류폐기물 처리는 대부분 민간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누가 어떻게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그 책임을 어디까지 부담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입찰 자격부터 계약 조건, 평가기준까지 현장에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법안 시행 3년차인 지금, 이번 기획에서는 바이오가스법 시행 이후 드러난 현장의 쟁점을 '생산-활용-제도'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현장에 드러난 혼선…세 가지 쟁점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가 시행되면서 지자체 입찰에도 관련 기준이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입찰 자격부터 계약 조건, 평가기준까지 제도적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입찰 자격 문제다.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는 실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도 위탁생산 계약만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경우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와 실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사업자가 달라질 수 있다.

구조를 풀면 이렇다. A업체는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이 없어도 위탁생산 계약서를 확보하면 지자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낙찰을 받은 뒤 실제 바이오가스 생산은 시설을 보유한 B업체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생산 주체와 입찰 주체가 분리되는 현행 구조를 두고 "입찰을 위한 입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격에 따른 바이오가스 입찰 과정 예시 / 김원빈 기자

실제 서울 광진구의 2026년 음식물류폐기물 위탁처리 입찰 공고를 보면, 참가 자격으로 "바이오가스 생산 가능 시설과의 계약서 등(직접생산·위탁생산·실적거래)"을 인정하고 있다. 직접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않아도 외부 위탁계약서만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계약 상대방과 실제 생산 주체를 분리해 생산시설 투자 유인을 떨어뜨리고, 실제 생산 역량보다 계약 확보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을 직접 보유하거나 실제 생산 실적이 있는 사업자에게 일정 부분 가점을 부여하는 등, 실제 생산 역량이 평가에 반영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부도 문제 인식했지만…지자체마다 다른 '책임 범위'"

둘째는 준수서약서와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다. 수도권 일부 지자체의 입찰 공고와 과업지시서에는 '바이오가스 생산목표 준수서약서', '생산목표 미달 시 위약금 부과', '과징금 대응자료 제출' 등의 조건이 민간 위탁처리업체에 포함돼 있다. 법적으로 바이오가스 생산목표 달성 의무는 지자체에 있지만, 일부 계약에서는 관련 책임이 민간업체에도 부과되는 양상이다.

2025. 1. 1. ~ 2026. 12. 31 광명시 음식물류폐기물 민간 위탁처리 용역 과업지시서 제 10조 3항

2026~2027 서울특별시 강북구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대행용역 과업지시서 제 9조 4항

실제 광명시 과업지시서 제8조⑤는 "계약상대자는 발주기관의 음식물류폐기물 위탁량 톤수에 해당하는 바이오가스 생산목표량을 달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10조③에는 공공의무 생산자의 생산목표율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 제14조④에는 발주기관에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바이오가스 생산 내역과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강북구 과업지시서 역시 생산목표율 미달 시 위약금 부과 가능 조항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정부도 공식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당시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2024년 12월 개최한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 정책 설명회'에서 "최근 지자체의 유기성폐자원 민간위탁 계약 과정에서 의무생산자의 고유 책임을 민간업체에 전가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명회 자료에는 "민간 위탁처리 계약 시 과업내용에 의무생산자의 책임을 업체에 전가하는 문구 수정 필요"라는 내용도 담겼다.

2024년 12월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주관 하에 개최된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 정책 설명회 자료 일부

다만 지자체들은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광명시 관계자는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해당 조항을 넣은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정책에 따라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계약상 필요한 내용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북구 관계자도 "계약 물량이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포함한 것"이라며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취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지자체는 이 같은 간극이 정부와 지자체, 사업자 간 제도 운영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에서도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생산시설은 민간업체가 운영하지만 생산목표 달성 의무는 지자체가 부담하는 만큼, 계약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같은 제도를 적용하면서도 지자체마다 계약 조건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실제 입찰 공고와 과업지시서를 비교하면 편차가 뚜렷하다.

오산시는 "바이오가스화를 포함(직접생산 또는 위탁 가능)"이라는 입찰 참가 요건만 명시하고 별도의 위약금이나 과징금 관련 조항은 두지 않았다. 반면 광명시는 생산목표 달성 의무와 위약금, 과징금 관련 자료 제출 의무를 규정했고, 광진구는 바이오가스법상 준수서약서와 생산목표 계획서 제출을 입찰 참가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결국 같은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를 두고도 지자체마다 입찰 요건과 계약상 책임 범위가 달라 업체들은 지역별로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셈이다.

12년째 멈춘 음폐수 처리 평가기준

셋째는 12년째 개정되지 않은 음폐수 처리용역 평가기준 문제다. 음폐수는 바이오가스 생산이 가능한 주요 유기성 자원이지만, 현행 적격업체 평가기준은 이미 폐지된 해양배출 제도를 전제로 한 채 사실상 멈춰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가스법 시행 등 달라진 제도 환경을 반영한 평가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폐수배출의 적정성 항목 유보 공문 /환경부

이 같은 혼란의 배경에는 중앙 평가기준의 공백이 있다. 정부는 2011년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용역 적격업체 평가기준 적용지침'을 마련하며 15점이 배정된 '폐수배출의 적정성' 항목을 통해 음폐수 해양배출 여부를 평가했다. 그러나 2013년 음폐수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되자 환경부는 2014년 해당 항목 적용을 '별도 지침 개정 전까지 유보'했다. 이후 후속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유보 조치는 2026년 현재까지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는 실제 지자체 입찰 공고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광진구는 "환경부 폐자원관리과-91(2014.1.9.)에 따라 폐수배출의 적정성 항목 적용을 배제하고 종합평점 85점 만점 중 70점 이상을 얻은 자를 낙찰자로 결정한다"고 명시했다. 경기 오산시 역시 "환경부 적용지침 개정 시까지 해당 항목 적용을 유보한다"며 15점 만점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사실상 변별력이 사라진 평가 항목이 12년째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도 지침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당시 환경부 생활폐기물과는 지난해 3월 국민신문고 답변을 통해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용역 적격업체 평가기준 적용지침'은 지자체가 관련 지침을 마련할 때 참고하는 가이드 성격의 자료"라며 "각 지자체는 지방계약법에 따라 자체 세부 심사기준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검토해 향후 개정 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 사이 바이오가스법이 시행되면서 지자체들이 새로운 정책 수요를 각자의 방식으로 입찰과 계약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 차원의 세부 평가기준과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유보 상태인 반면, 현장에서는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와 준수서약서, 위탁생산 방식 등 새로운 쟁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결국 같은 바이오가스 정책 아래에서도 지자체별 입찰 조건과 평가 기준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개별 지자체의 대응에 맡기기보다, 현실을 반영한 중앙 차원의 평가기준과 계약 가이드라인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평가기준이 바뀌면 무엇이 달라지나

명확한 중앙 기준이 마련되면 지자체가 계약 조건을 제각각 설계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행 '폐수배출의 적정성' 항목을 '음폐수의 바이오가스 직접생산 적정성' 또는 '음폐수의 에너지화 및 직접생산 실적'으로 개편해 현실적인 바이오가스 생산 여건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구체적으로는 전년도 음식물류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음폐수 가운데 자체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을 통해 직접 생산한 비율을 평가 기준으로 반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직접생산 비율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하고, 증빙자료 역시 위탁계약서나 준수서약서 중심에서 실제 바이오가스 생산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직접생산 실적이 평가기준에 반영되면 현재 제기되는 '입찰을 위한 입찰' 논란도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형식적인 서약서나 위탁계약보다 실제 설비 투자와 운영 역량이 평가에 반영되는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계약 문구 마련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간업체가 부담해야 할 적정 처리와 자료 제출, 법령 준수 등의 협조 의무와 지자체가 부담하는 법적 책임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계약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도권 3개 시도(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하루 500톤의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인 광역음폐수바이오가스화시설. 발생 폐수 및 음폐수를 혐기성 소화 처리하여 바이오가스를 생산, 활용한다. / 건화 제공

실제 앞선 취재 과정에서 지자체들은 공통적으로 정부와 지자체, 사업자 간 소통 부족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바이오가스법 시행 이후 새로운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개별 지자체의 판단에 맡기기보다 현실을 반영한 중앙 차원의 평가기준과 계약 가이드라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년 당시 환경부는 국민신문고 답변에서 관련 지침 개정을 "검토해 향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정책설명회에서는 민간 위탁 계약에서 의무생산자의 책임을 업체에 전가하는 문구의 수정 필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바이오가스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준 마련을 기다리고 있다. 법만 앞서가고 기준이 뒤따르지 않는 구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원격관리 간편결제 A/S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