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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만으론 안 된다...에너지정책, ‘생존 관점’서 다시 짜야”

에너지신문
2026-06-15
“탄소중립만으론 안 된다...에너지정책, ‘생존 관점’서 다시 짜야”

[에너지신문]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에너지 정책, 생존의 문제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 재조정을 촉구했다. 참석 교수들은 탄소중립 목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와 전력계통 안정성,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문주현 단국대 교수, 심형진 서울대 교수가 각각 발제에 나섰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에너지 정책이 환경성과 탄소감축 중심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하며,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형 에너지믹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헌 교수가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박주헌 교수가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첫 발제에 나선 박주헌 교수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사실상 매일 원전 1기 또는 풍력터빈 2000기, 태양광 패널 400만 개 수준의 무탄소 설비를 추가해야 하는 셈”이라며 현실성과 실행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목표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AI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와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미국과 유럽 역시 에너지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특히 원전 활용 확대와 LNG의 일정 비중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역시 필요하지만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개발 속도와 계통 수용 능력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주현 단국대 교수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현실적인 인프라 구축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수년간 연간 최대 보급 실적의 3배 이상을 매년 설치해야 한다”며 “송변전망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발전설비를 지어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올해 설 연휴 기간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이 원전 출력을 넘어선 사례를 언급하며, 태양광 중심의 급격한 확대가 계통 안정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독일과 미국 캘리포니아 사례처럼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출력 급변동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이 주변국과 전력망 연계가 어려운 ‘전력망 섬나라’ 구조인 만큼, 계통 안정성을 우선 고려한 단계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성걸(왼쪽부터), 박주헌, 문주현, 심형진 교수가 토론하는 모습.
▲홍성걸(왼쪽부터), 박주헌, 문주현, 심형진 교수가 토론하는 모습.

심형진 서울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 증가와 전기화 확대 흐름 속에서 원자력 역할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약 30% 수준인 원전 비중을 2050년까지 35~40%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신규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계획을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변동성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실제 계통 비용이 단순 발전단가보다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전원별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아닌 ‘총 전력계통 비용(SCBOE)’ 기준으로 에너지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정토론에 나선 홍성걸 국민대 명예교수는 “에너지 정책은 발전소와 송전망 구축 등 장기간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정권 단위의 단기 대응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장기적 국가 차원의 종합 에너지 계획 복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홍 교수는 2022년 탄소중립기본법 시행 이후 기존 에너지기본계획의 법적 근거가 약화된 점을 언급하며, 안정적 전력 공급과 탄소중립을 함께 아우르는 상위 계획 체계 재정비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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