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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전공기업 통합, ‘정의로운 전환’의 열쇠

▲ 권준범 기자.
[에너지신문] 국내 전력산업이 2001년 한전 분할 이후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개한 연구용역 중간결과에서 기존 발전 5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묶는 ‘완전 통합’ 방안이 최적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과거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에 방점을 뒀던 분할 체제가 기후위기와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 앞에 수명을 다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발전사 통합론이 부상한 배경에는 기존 분할 체제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개별 발전사 단위의 분산된 투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로 확대하고 해상풍력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유사 기능의 중복 운영으로 인한 비효율성 역시 국가 차원의 최적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
해외의 에너지 선진국들이 이미 대규모 조직·자본 통합을 통해 재생에너지 투자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는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모적인 내부 경쟁이 아니라 대규모 투자를 안정적으로 집행할 ‘통합의 실행력’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통합론이 탈석탄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노동자와 지역사회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의 열쇠라는 사실이다.
향후 15년 내에 석탄발전소 30기 이상이 폐쇄될 예정인 가운데 공기업 인사제도의 한계로 인해 분할 체제에서는 인력의 유연한 재배치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단일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조직 내부의 직무 전환을 통해 고용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노동계를 에너지 전환의 주체로 참여시키고 고용 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며 탄소중립을 완수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다만 거대 통합 법인 출범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조직 비대화로 인한 방만 경영 가능성, 민간 발전사와의 공정경쟁 저해 문제, 그리고 본사 기능 축소를 우려하는 발전소 소재 지역사회의 반발은 정부가 풀어야 할 해묵은 숙제다.
정부는 오는 7월 확정안 발표 전까지 전문가, 노동계,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치열하게 수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