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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방폐물 부지 선정 앞둔 정부...해외 사례서 찾는다

에너지신문
2026-06-24
고준위방폐물 부지 선정 앞둔 정부...해외 사례서 찾는다

[에너지신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정부가 해외 선도국의 사례를 통해 주민 수용성과 소통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25일부터 이틀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제9차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토론회(SaRam 2026)’를 연다.

그동안 고준위 방폐물 처분시설은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면서도, 실제 부지선정 단계에 들어서면 지역 갈등과 불신에 가로막혀 제자리걸음을 반복해 왔다. 정부가 이번에 해외 사업자와 유치지역 주민을 직접 불러 경험을 듣는 방식을 택한 것도 이런 현실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원자력발전소 내 사용후핵연료 수조 전경.
▲원자력발전소 내 사용후핵연료 수조 전경.

이번 토론회는 ‘고준위 방폐물 소통 콘서트: 사업자와 지역주민 간 신뢰 구축, 해외사례로부터 듣다’를 주제로, 고준위 방폐물 처분사업을 추진 중인 해외 기관과 실제 유치지역 주민·지방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해 갈등 조정과 주민 소통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준위위원회는 지난 4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적합성 조사계획’을 의결하며 부지선정 절차에 시동을 걸었다.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처분을 위한 영구처분시설 확보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핵심은 기술 못지않게 주민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토론회에는 일본, 캐나다,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 핀란드 등 6개국의 방폐물 관리기관 관계자와 지역주민 대표들이 참석한다. 특히 세계 최초의 고준위 방폐물 영구처분시설 운영을 앞둔 핀란드 온칼로(ONKALO) 사례를 비롯해 일본 NUMO, 캐나다 NWMO, 프랑스 Andra, 스웨덴 SKB, 스위스 Nagra 등 각국 사업자들이 부지선정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했고 갈등을 조정했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도 이해관계자 소통 전략을 발표한다.

정부가 특히 강조하는 대목은 ‘쌍방향 소통’이다. 과거 국내에서는 방폐장이나 원전 관련 시설 입지 과정에서 정부와 사업자가 필요성을 설명하는 방식의 일방향 소통이 반복되면서 지역사회 반발을 키운 경험이 적지 않았다. 고준위위원회 역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정부, 방폐물 관리기관, 지자체, 지역주민이 한 자리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 행사에는 국내외 전문가뿐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과 지역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것만으로 국내 고준위 방폐물 부지선정의 난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핀란드와 스웨덴처럼 장기간에 걸친 정보 공개와 주민 참여, 지역 지원체계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된 나라와 달리, 국내는 원전과 방폐물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관건은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국내 제도와 절차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느냐다. 부지선정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어디까지 반영할지, 지역 지원은 어떤 원칙으로 이뤄질지, 안전성 검증은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할지가 향후 논란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현권 고준위위원장은 이번 행사에 앞서 핀란드 포시바 솔루션, 스웨덴 SKB 및 유치지역 관계자들과 별도 면담을 갖고 각국의 주민 소통 방식과 지역 지원 모델을 청취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원자력환경공단과 핀란드·스웨덴 등 해외 방폐물 관리기관 간 협력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준위 방폐물 처분 문제는 원전 운영국이라면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번 국제토론회는 해외 선도국 사례를 듣는 자리를 넘어, 한국이 고준위 방폐물 부지선정이라는 난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인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기술의 문제가 아닌 신뢰의 문제라는 점을 정부가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이느냐가, 향후 정책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보인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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