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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안정성 높일 그리드포밍 도입...장주기 BESS 역할 커진다
[에너지신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송전용 에너지저장장치(BESS)에 전력망 안정화 기능을 강화하는 ‘그리드포밍(Grid-Forming)’ 기술을 도입한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따라 인버터 기반 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전력계통의 안정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단순 저장 기능을 넘어 ESS를 계통 안정화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일 기후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내년 12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중앙계약시장 장주기 BESS 설비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한전, 전력거래소와 함께 학계·연구기관·국내 인버터 제작사 등과 협의를 거쳐 송전계통 환경에 맞는 그리드포밍 성능 요건을 마련했고, 관련 사업자는 ‘송·배전용 전기설비 이용규정’과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라 이를 준수해야 한다.

▲BESS 조감도(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장주기 BESS 도입 계획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돼 있으며, 2027년 육지·제주 540MW, 2028년 540MW, 2029년 육지 600MW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그리드포밍은 인버터 기반 설비가 외부 전력망의 전압과 주파수를 따라가는 기존 ‘그리드팔로잉’ 방식과 달리, 전압과 주파수를 스스로 형성하고 유지하도록 제어하는 기술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전력망의 관성 저하와 계통 강건성 약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 기술이 미래 전력망 운영의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송전용 ESS에 그리드포밍 성능이 적용되면 충·방전 기능을 넘어 계통 외란 시 전압과 주파수를 지지하는 역할까지 맡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제시한 세부 성능 요건도 적지 않다. 계통 변동 발생 후 5ms 이내에 동작할 수 있어야 하고, 계통 고장 시에는 전압원 특성을 유지한 채 2.0 p.u. 이상의 순시 고장전류를 출력해야 한다.
또 계통 전압 위상각이 최대 ±60도까지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연계를 유지해야 하며, 주파수 변화율이 최대 4Hz/s까지 변동하는 외란 상황에서도 가상관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낮은 단락비(SCR 1.2)의 약계통 조건에서도 전압원 특성을 유지하고, 그리드팔로잉과 그리드포밍 간 모드 전환 역시 연속적으로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이같은 기준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계통 안정성을 보완하려는 제도적 장치로 읽힌다. 그동안 국내 전력계통은 태양광·풍력 확대에 따라 인버터 기반 전원이 늘었지만, 계통 안정화 기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이번 그리드포밍 도입을 통해 장주기 BESS를 단순 저장설비가 아니라 전력망 운영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동시에 국내 인버터 제작사들에 대해서는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