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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AI 시대 전력망의 심장을 가다…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에너지신문
2026-06-28
[현장탐방] AI 시대 전력망의 심장을 가다…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에너지신문] 전력산업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발전과 송전 중심이던 전력 인프라 투자가 이제는 전기를 실제 사용하는 현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배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기차 충전 인프라,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전력 소비 형태가 급변하면서 전력망의 마지막 연결고리인 배전기기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전경.
▲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전경.

발전과 송전이 전력망의 ‘동맥’이라면 배전은 산업현장과 데이터센터, 빌딩, 가정 등 최종 수요처까지 전기를 안전하게 전달하는 마지막 연결 구간이다. 최근 AI 산업 확산과 분산형 전원 확대는 이 마지막 구간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한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가 있다. 충북 청주 센트럴밸리에 조성된 이 공장은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라 급성장하는 글로벌 배전기기 시장을 겨냥한 전략 거점이자,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을 집약한 미래형 스마트팩토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세계 전력 수요가 4.3% 증가한 데 이어 2027년까지 연평균 4% 안팎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산업 자동화, 전기차 보급 확대는 물론 노후 전력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확산까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시장은 이른바 ‘전력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발전설비와 초고압 변압기 등 상위 계통 중심이던 투자가 실제 전력 수요처와 연결되는 배전망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발전소에서 충분한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분배하고 보호하는 배전기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HD현대일렉트릭은 총 1161억원을 투자해 약 8만 5420㎡(약 2만 5000평) 규모의 청주 배전캠퍼스를 구축했다.

지난해 11월 준공 이후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곳에서는 기중차단기(ACB), 진공차단기(VCB), 배선용차단기(MCCB), 전자개폐기(MS) 등 5만여종의 중저압 차단기를 생산한다.

처음부터 스마트공장으로 설계한 ‘그린필드 프로젝트’

청주 배전캠퍼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공장을 이전하거나 일부 설비를 자동화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장 설계 단계부터 자동화 설비와 물류 시스템, 디지털 운영체계를 하나로 통합한 ‘그린필드(Greenfield)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작업 동선과 설비 배치, 통신 환경까지 스마트 제조에 최적화해 설계하면서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 MCCB 자동 생산라인 모습.
▲ MCCB 자동 생산라인 모습.

공장 안에서는 작업자보다 로봇이 더 바쁘게 움직였다.

입고된 자재는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연동된 8m 높이의 자동화 창고에 보관된 뒤 생산 일정에 맞춰 필요한 수량만 자동으로 분류된다. 이후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이 각 생산라인까지 자재를 운반하고, 생산을 마친 완제품도 자동창고를 거쳐 고객 주문에 맞춰 출하된다.

디팔레타이징 로봇은 팔레트 단위로 입고된 자재를 생산에 적합한 토트(Tote) 단위로 자동 분리하고, 자동 케이스 처리 로봇과 물류 셔틀은 자재와 완제품의 입출고를 담당한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수행하던 반복적인 물류 작업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면서 생산성과 작업 안전성을 동시에 높였다.

▲ 생산라인 사이 자재를 운반 중인 자율주행 물류로봇(AMR).
▲ 생산라인 사이 자재를 운반 중인 자율주행 물류로봇(AMR).

생산라인 역시 하나의 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 생산체계로 설계됐다. AI 기반 수요예측 시스템이 판매 흐름과 시장 수요를 분석해 생산계획을 최적화하고,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창고관리시스템(WMS), 창고제어시스템(WCS)이 생산과 물류, 자재관리를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한다.

특히 과거 작업자가 직접 수행하던 고전압 시험과 외관 검사도 자동화됐다. 비전 검사 시스템이 고성능 카메라를 활용해 제품의 조립 상태와 외관을 검사하면서 휴먼에러를 줄이고 품질 신뢰성을 높이고 있었다.

▲ 입고된 자재를 분류 중인 디팔레타이징 로봇.
▲ 입고된 자재를 분류 중인 디팔레타이징 로봇.

AI 시대 전력망을 겨냥하다

청주 배전캠퍼스는 단순히 생산능력 확대만을 위한 공장이 아니다.

공장에는 HD현대일렉트릭이 개발한 직류(DC) 배전 시스템도 적용됐다. 직류 전력망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로, 공장 내 설비에 필요한 전력을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시장 대응 역량도 강화했다.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UL과 캐나다 UL(cUL) 인증 제품 생산체계를 구축했으며, 고품질 전력 공급이 요구되는 AI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도 마련했다.

▲ 청주 배전캠퍼스중저압차단기 공장 전경.
▲ 청주 배전캠퍼스중저압차단기 공장 전경.

최근 북미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노후 배전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배전기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청주 배전캠퍼스는 이 같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핵심 생산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앞으로 청주를 중심으로 배전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 중저압 차단기 연간 생산능력을 1300만대로 확대하고, 설비종합효율(OEE)을 글로벌 최고 수준인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 진공차단기(VCB)의 핵심 부품인 진공 인터럽터(VI, Vacuum Interrupter)의 진공처리 공정.
▲ 진공차단기(VCB)의 핵심 부품인 진공 인터럽터(VI, Vacuum Interrupter)의 진공처리 공정.

향후 울산에 있는 배전반과 배전변압기 생산시설, 주요 공급망도 단계적으로 집적해 청주를 배전기기 생산의 핵심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확산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주 배전캠퍼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배전기기가 미래 전력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현장이었다.

[Key Interview] “AI 시대에는 결국 전력 공급이 경쟁력입니다”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배전기기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은 청주 배전캠퍼스를 스마트 제조와 미래 전력 인프라를 구현하는 핵심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청주 배전캠퍼스의 역할과 자동화, DC 배전 기술, AI 시대 전력산업의 변화에 대해 경영진의 이야기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 기자 간담회에서 답변 중인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
▲ 기자 간담회에서 답변 중인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

Q. 청주 배전캠퍼스가 기존 공장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

청주 배전캠퍼스는 처음부터 스마트 제조를 전제로 설계한 그린필드 공장이다. 단순히 생산설비를 자동화한 것이 아니라 생산과 물류, 품질관리까지 하나의 디지털 시스템으로 연결했다. 반복적인 작업은 로봇이 맡고, 직원들은 설비 운영과 데이터 검증 등 보다 고도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다.

Q. 생산거점으로 청주를 선택한 이유는?

청주는 국토 중심에 위치해 주요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뛰어난 물류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 배전기기와 자동화 관련 산업 인프라도 잘 조성돼 있고, 임직원의 정주 여건도 우수하다. 생산과 물류, 인력 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최적의 입지라고 판단했다.

Q. 자동화 확대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100% 자동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이고 위험도가 높은 공정을 중심으로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다. 자동화 이후에도 생산량이 늘면서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직원들은 자동화 설비 운영과 데이터 관리 등 새로운 업무를 맡으면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Q. DC 배전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류(DC) 배전은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HD현대글로벌R&D센터에 국내 최초로 적용했으며, 한국전력과 전력연구원과 협력해 실증을 진행했다. 앞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DC 배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제품과 인증을 확대하고 있다.

Q. 최근 데이터센터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나?

현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글로벌 전시회에서도 지난해보다 고객들의 투자 논의가 훨씬 적극적으로 이뤄졌고, 무엇보다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로 전력 공급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AI 시대에는 컴퓨팅 성능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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