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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첩] 의혹 유발
신영균 기자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 18일 HD현대오일뱅크 직원에 대해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가 담합 의혹과 관련해 정유사 직원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 손실 보전을 위한 재정 지원 고시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손실 보전 과정에서 정유사와 이견 차이를 보이는 정부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두 사안은 서로 전혀 다른 영역이다. HD현대 오일뱅크 직원이 구속된 건은 사법 절차이고 손실 보전은 행정 절차다. 다만 시점이 절묘하게 겹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가 정유사와 손실 보전 협상 과정에서 수사나 사법 절차에 개입했다는 근거는 없다. 이에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정부와 정유사 간 신뢰가 형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는 정부가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비상 조치다. 핵심은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손실 보전을 해주는 것이니 만큼 원가 기준과 적정 수준 마진을 고려한다는 방침인 반면 정유사는 가격 통제로 발생한 손실을 합리적으로 보전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어느 쪽 말이 맞고 틀리다는 ‘흑백 논리’로 판단할 수 없다.
손실 보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정부와 정유사 간 신뢰 지수가 어느 정도냐 이다. 정부가 정유사를 압박하며 원가 기준과 적정 수준 마진을 고려해 일방적으로 손실 보전을 실행할 경우 예비비 약 4조 2000억원 내에서 이를 해결할 수는 있겠으나 신뢰 지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정책과 제도가 원활하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신뢰 지수가 높아져야 한다. 정부가 손실 보전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목소리 역시 신뢰의 문제 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 판단과 결정으로 신뢰 지수가 낮아질수록 다양한 의혹은 지속적으로 유발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