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
[시평] 핵심광물 공급망 위기, 정책 전환 필요
송고일 : 2026-04-20
이범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상지질연구센터 센터장
[투데이에너지] 핵심광물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며 이를 안정 적으로 확보하는 문제는 이제 국가 경쟁력과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전기 차, 배터리, 반도체, 방산, 풍력발전 등 첨단산업 전반이 핵심광물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이 고도 화될수록 그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특히 희토류는 영구자석, 고성능 모터, 반도체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 실제로 중국은 2025
년 4월 일부 중희토류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행한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관련 기술과 역외 생산 품목까지 규제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항공우주,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기업들은 원재료 확보 전략을 재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리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핵심광물 확보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추진해 왔다. 일본은 2004년 JOGMEC을 설립해 해외 탐사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출자·융자 형태로 지원하고 해외 국영기관 및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탐사를 수행한 뒤 사업성이 확인되면 일본 기업에 넘기는 구조를 구축했다. 여기에 개발 단계에서의 채무보증과 제련 지원까지 결합해 탐사부터 개발, 가공에 이르는 전주기 정책금융 체계를 완성했다.
중국 역시 2000년대 이후 정책금융과 국유기 업을 중심으로 해외 광산과 가공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정부가 초기 위험을 선제적으로 분담하고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분담하며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핵심광물 확보가 시장에만 맡겨서는 달성되기 어렵고 국가의 전략적 개입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해외자원개발 과정에서 성과와 실패가 엇갈렸고 일부 대형 투자에서 누적된 손실이 정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그 결과 2021년 한국광해광업공단 출범 이후 정책의 중심축은 신규 해외투자 확대보다는 기존 자산의 관리·정리, 민간 지원, 융자와 비축 기능 으로 이동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의 실패를 보완하는데 의미가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공급망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다소 제한 적인 접근일 수 있다.
정부가 2023년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통해 국내외 자원개발 활성화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탐사 단계의 높은 위험을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글로벌 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책 실행 속도가 시장 변화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제는 정책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만 과거처럼 공기업이 모든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회귀하기보다는 각 기관의 전문성과 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체계로 재설계해야 한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민간개발 지원, 금융, 비축, 기존 해외사업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발굴과 투자 플랫폼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질 탐사, 자원 평가, 선광·제련 기술, 현장 실증 역량을 활용해 기술 기반을 뒷받침할 수 있다. 두 기관이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한다면 ‘프로젝트 발굴·탐사·평가·실증·민간 참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는 정책금융, 자원외교, 오프테이크 계약을 연계한 패키지형 지원을 통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탐사 단계에서는 공공이 위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부담하고 개발 단계에서는 민간기업과 금융기 관의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동시에 사업 선정과 평가, 손실 관리 기준을 한층 더엄격하고 투명하게 설계해 과거의 실패를 반복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핵심광물 확보는 더 이상 시간을 두고 기다릴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과거의 실패에 머물러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무리한 투자로 위험을 확대하는 것도 아닌 균형 잡힌 전략적 접근이다.
정부가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공공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며 민간은 개발과 사업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급망 경쟁이 국가 경쟁력 으로 직결되는 시대에 해외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전략적 재도약이 요구되는 시점이며 지금의 선택이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 점이 될 것이다.
※본란의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