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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심과 낙인 사이
송고일 : 2026-04-20
임자성 기자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봄바람과 함께 실내공기질에 대한 불안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성환)는 어린이집, 학원 등 다중이용 시설 중 공기질 관리 우수처를 지정하는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
시설의 자율 관리를 유도해 안심 공간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설계의 무게추가 국민이 아닌 운영자 편의에 기울어 있어 우려스럽다.
우수시설로 지정되면 3년 주기 관리자 교육과 연 1회 측정, 10년 기록 보존 의무가 한꺼번에 면제된다. 혜택이 시설 소유자의 행정 부담 경감에만 지나치게 집중된 셈이다.
현장의 작동 방식도 낙관하기 어렵다. 학원이나 어린이집 같은 밀집 공간은 설비 설치보다 유지관리 의지가 더 중요하다. 환기 설비가 있어도 가동률이 낮거나 필터 교체가 지연되면 공기질은 쉽게 악화된다. 그럼에도 제도는 특정 요건만 충족하면 ‘우수’ 간판을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더 큰 문제는 지정받지 못한 대다수 시설이 한순간에 부실 시설로 인식될 수 있는 ‘낙 인의 역설’이다.
법 적용 대상인 지하역사부터 도서관, 박물관 등 방대한 시설군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인증마크 하나로 신뢰를 독점하게 하기보다, 관리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 시장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정책의 본질에 가깝다.
검증 없는 신뢰는 오래가지 않는다. 안심을 약속한 제도가 착각을 남긴다면 그 책임은 현장이 아닌 제도설계에 있다. ‘우수시설’ 이라는 이름이 규제 면제의 근거가 아니라, 더 엄격한 정보 공개와 철저한 사후 검증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이유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