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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 석탄발전 부상…전력계통 신뢰도 기준 완화 필요성 제기
송고일 : 2026-04-23
전력산업연구회 손양훈 교수가 ‘중동 전쟁 이후의 석탄발전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중동 전쟁으로 인해 석탄 발전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석탄 발전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전력계통 신뢰도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간발전협회는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엘타워에서 ‘2026년 상반기 석탄회원사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전력산업연구회 손양훈 교수가 ‘중동 전쟁 이후의 석탄발전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손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LNG 시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LNG 도입 단가 상승은 물론 카타르 에너지 시설의 파괴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장기 계약 구매 물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LNG 시장 이중고 겪을 것”
장기 계약분을 받지 못하는 가스공사와 민간 발전사들은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JKM 현물 시장에서 비싼 가격으로 LNG를 조달해야 한다. JKM 가격은 분쟁 전 MMBtu당 10달러 선에서 불과 2주 만에 23달러까지 폭등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의 카타르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와 같은 개발도상국들은 현물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에너지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LNG 시장의 극심한 초과 수요 상태를 방증한다.
유럽 또한 중동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산 LNG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동북아와 유럽 간의 가격 전쟁이 재현되고 있다.
LNG 도입 단가의 상승은 발전용 가스 요금을 인상시키고, 이는 국내 전력 시장의 SMP(계통한계가격)를 올리게 된다.
중동 전쟁 여파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했다가 휴전 소식과 함께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두바이 유가는 일본이 수입한 원유의 가중 평균 가격인 JCC(Japan Crude Cocktail)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1~2개월의 시차를 가진다. 한국의 가스 도입가는 대부분 JCC와 헨리 허브(henry hub) 가격에 연동되어 있는데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적용된다.
전력시장에서는 발전용 가스 요금 조정 및 전력시장 한계가격 결정 과정을 거쳐 SMP가 결정된다.
결국 정부가 석탄과 원전 가동을 확대하고, 가스가격 상한제, SMP 상한제, 전기요금 상한제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전력계통 신뢰도 기준 완화해야”
손 교수는 석탄 발전 가동을 위해 전력 계통 신뢰도 기준 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력계통 운영의 신뢰도는 전력 공급의 적정성과 계통의 안전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어떠한 예기치 못한 사고 상황에서도 전력 공급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계통의 회복 탄력성을 의미한다.
전력계통 신뢰도 고시에 따르면 N-1은 단일 설비의 고장을, N-2는 동일 철탑에 가설된 송전선로 2회선이 동시에 탈락하거나 주요 변전소의 모선고장 등으로 인해 복수의 설비가 정지되는 상황을 각각 의미한다.
전력계통 신뢰도 기준 ‘N-2’는 계통 내 임의의 설비 중 가장 영향력이 큰 두 개의 요소가 동시에 탈락하더라도 전체 계통이 붕괴되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함을 의미하고, 이는 한국 전력망의 설계와 운영의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다.
한국은 154kV 주요 간선계통과 345kV 이상의 초고압 송전망에 대해 N-2 기준을 적용해 이중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발전기 정지나 대규모 공급지장, 고장 파급이 확대되지 않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신뢰도 고시로 인해 동해안 송전 제약으로 민간 석탄화력 발전소들이 심각한 경제적 손실은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 교수는 “최근 동해안 지역의 대규모 발전 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이 수도권으로 송전되지 못하고 발전기가 가동을 멈추는 송전 제약 현상이 심해지면서 N-2 신뢰도 기준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특히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의 급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저부하인 원자력 발전과 석탄 화력 발전의 가동 필요성을 증대시켰고, 이는 기존의 엄격한 신뢰도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해서라도 경제적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에너지 안보 차원의 논의로 확장해야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주요국의 전력계통 신뢰도 기준을 보면 북미(NERC)는 기본적으로 N-1 기준을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N-1-1이라는 기준을 활용해 2회선 고장 대응보다 운영측면에서 훨씬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최근 송전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onnect & Manage’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이는 평상시 송전 용량을 N-1 기준으로 꽉 채워 사용하되 실제로 고장이 발생했을 때만 발전기를 즉시 탈락(Inter-trip)시키는 조건으로 신규 발전기의 접속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일본의 이러한 방식은 물리적인 선로 확충 없이도 기존 설비의 이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동해안 송전 제약 해소를 위한 가장 강력한 벤치마킹 사례로 꼽힌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력계통은 지금까지 N-2라는 엄격한 잣대를 통해 세계 최고의 안정성을 누려왔으나 송전망 건설 지연이라는 내부적 한계와 지정학적 에너지 가격 폭등이라는 외부적 충격이 맞물리면서 이제는 신뢰도의 ‘절대적 가치’와 ‘경제적 효율’ 사이의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라며 “일본의 ‘Connect & Manage’ 사례와 미국의 ‘리스크 기반 운영’에서 보듯 현대 전력망은 물리적 설비 확충을 넘어 지능형 제어와 유연한 운영 체제로 진화하고 있기에 대한민국 역시 현행 N-2 기준의 경직성을 탈피하고, 기술적 고도화와 함께 에너지 위기 시의 한시적 유연 운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